칸 영화제 감독상 수상
<헤어질 결심> 이 영화는 <아가씨> 이후로 6년 만에 나온 박찬욱 감독의 11번째 장편 영화로 박해일과 탕웨이가 주연을 맡은 작품입니다. 2022년 4월에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경쟁 부문에 진출했으며, 감독상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는 두 주연배우의 조합만으로도 굉장한 궁금증을 유발하는 영화였습니다. 그래서 더욱 보고 싶었고, 영화관에서 1번, 최근에 넷플릭스를 통해 1번 더 시청하였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 박해일과 탕웨이는 다소 그리 잘 어울리는 조합은 아니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박 감독은 이 영화를 구상하면서 이미 박해일을 머릿 속에 둔 상태였고, 정서경 작가와 함께 박해일에게 거의 맞춤형으로 각본을 썼다고 합니다. 그 후 탕웨이를 캐스팅하면서 여주인공을 한국말 잘 못하는 중국인으로 설정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결국 언어가 잘 통하지 않아서 더 애달프고 여운이 긴 사랑 이야기가 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헤어질 결심> 줄거리
부산서부경찰서 강력팀 소속 경감 40대 초반의 장해준(박해일) 팀장은 구소산 사망사건 현장에서 사망자가 60년생 남성인 기도수(유승목) 라는걸 확인하고, 시체 검안실에서 사망자의 아내인 송서래(탕웨이)와 마주하게 됩니다. 서래는 본인이 중국인이라 한국말이 서툴다고 하며 남편의 시신을 보고 " 산에 가서 안오면 걱정했어요. 마침내 죽을까봐." 라고 합니다. 경찰은 남편의 사망 앞에서 보통의 유가족과는 다른 감정을 보이는 아내 서래를 용의선상에 올립니다.
사실, 기도수는 아내의 몸에 본인의 이니셜을 문신으로 새겨넣고, 폭력을 휘둘렀던 남편이었으며 서래는 남편의 폭력에 시달렸지만 추방될 수 있다는 사실에 두려워 신고할 수 없었던 여자였습니다. 이 후, 남편이 죽은 날에도 간병을 하러 왔었다는 증언과 출근확인전화, 출퇴근 시간의 cctv 영상을 통해 서래는 용의선상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해준은 며칠간 잠복을 하며 서래의 일상생활을 보는데, 점점 동정심과 사랑이 커져가는 걸 느낍니다. 하지만 형사로서의 책임감이 큰 해준은 이를 억누르고 직업에 충실하려 합니다. 서래 또한 해준의 점잖은 태도와 자신을 감시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을 멀리서 지켜주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호감을 갖게 됩니다. 기도수의 유서가 발견되면서 이 둘은 데이트를 하며 함께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어느 날, 서래 대신 월요일 간병을 대신하게 된 해준은 서래가 살인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해준은 절망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이미 수사는 자신이 종결시킨 뒤였고, 수사자료 역시 대거 없앤 뒤였던 것입니다.
해준은 경찰이라는 신분과 서래와의 마음을 두고 갈등하다가 결국, 유일한 증거물인 폰을 바다에 던지라는 말과 함께 서래를 떠납니다.
약 1년 남짓의 시간이 지나고 해준과 서래는 우연히 마주치게 됩니다. 서래는 또다른 남자 임호신(박용우)과 재혼한 상태였고, 해준에게 소개해 줍니다. 다음 날, 임호신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해준은 서래에게 "내가 그렇게 만만합니까?" 라며 그녀가 살인범이라는 증거를 찾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진범은 그에게 투자금을 뜯긴 사철성이라는 인물이었고 수사가 종료됩니다.
그 후로 어느 날, 해준은 서래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언제 사랑한다고 말했냐 물어보지만 그녀는 "당신이 사랑을 말한 순간 당신의 사랑이 끝났고, 당신의 사랑이 끝난 순간 내 사랑이 시작됐죠." 라고 중국어로 말합니다. 그리고 서래는 멀리 떨어진 바닷가에서 모래 구덩이를 파고, 밀물이 올 때까지 기다린 뒤 천천히 구덩이 속에서 차오르는 바닷물과 함께 사라지고 맙니다. 서래는 미결사건을 잊지 못하는 해준이 자신을 영원히 잊지 못하도록 스스로 영원한 미결사건으로 남고자 한 결심이었던 것입니다. 뒤늦게 도착한 해준이 애타게 서래의 이름을 부르짖는 장면이 참 안타깝고 처절해 보였습니다.
보통의 멜로와는 다른 멜로 영화
이 영화는 흔히들 1번만 봐서는 해석이 힘든 작품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저 역시 2번을 보고 나니 그제서야 눈에 보이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헤어질 결심>은 표면적으로 살인사건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장르이면서 두 남녀의 사랑... 흔히들 말하는 불륜이라는 로맨스 영화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들의 사랑을 직접적인 표현 한 번 없이 두 사람의 사랑하는 감정과 이별의 감정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박해일과 탕웨이의 연기력 덕분인지 그들의 섬세하고 절제된 감정연기가 돋보였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불륜이라는 소재는 다소 거부감이 있을 수 있지만 불륜을 아름답게 표현한 보통의 멜로영화와는 분명히 다른 무언가가 있습니다. 과도하게 선정적이지도 않고, 살인사건에 있어 과한 폭력적인 장면도 없으면서 굉장히 매력적인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헤어질 결심>을 보고나면 며칠동안 그 여운에서 헤어나오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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